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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방탄소년단도 읽은 감성 힐링 에세이

theonecatshow 2025. 6. 3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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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책 리뷰

방탄소년단이 사랑한 보노보노, 단순하지만 깊은 위로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한눈에 봐도 익숙한 해달 캐릭터 ‘보노보노’를 앞세운 책이지만, 단순한 캐릭터 책이라기보다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이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 RM과 지민의 추천이었습니다.

특히 RM은 ‘책덕후 아이돌’로 불릴 만큼 평소에도 다양한 책을 읽고 팬들과 공유하곤 하는데요. 그가 이 책을 “너무 쉬운 말인데 왠지 울컥했다”는 말과 함께 언급하면서, 많은 아미(ARMY)들이 이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런 언급은 책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단순한 캐릭터 에세이를 넘어서 위로의 텍스트로서 자리 잡게 했습니다.

보노보노는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입니다. 단순한 그림체와 귀여운 말투로 기억되던 존재였지만, 이 책 속 보노보노는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의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작가 김신회는 보노보노의 짧은 말풍선을 인용하며, 그 안에 자신만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히 풀어냅니다.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은 마음이 복잡한 성인들에게 꼭 필요한 ‘마음의 비타민’이 되어줍니다.

“틀린 길로 가도 괜찮아. 다른 걸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같은 문장들은 어쩌면 너무 뻔한 위로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루하루 완벽하지 못한 삶 속에서 스스로를 탓하고 위축된 이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말입니다. 방탄소년단이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마음을 받아들였다는 점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보노보노의 말풍선에서 건져 올린 철학, 따뜻하고 담백한 글의 힘

이 책의 구조는 매우 독특합니다. 만화 속 보노보노의 짧은 말풍선을 인용하고, 그 아래에 김신회 작가의 에세이가 덧붙여지는 형식입니다. 겉으로 보면 간단한 구조지만, 읽다 보면 한 문장 한 문장마다 곱씹게 되는 깊이가 있습니다. 특히 작가의 문체는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며, 독자가 감정을 이입하기에 충분한 솔직함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노보노가 “나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서 더 슬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짧은 말이 주는 울림은 어마어마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른 채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곤 합니다. 그럴 때 이 문장은 공감과 위로를 동시에 줍니다. 김신회 작가는 이 대사를 통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며, 나약했던 자신을 솔직하게 마주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속도가 느리다’는 점입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 속에서 이 책은 독자에게 천천히 읽을 것을 요구합니다. 한 장씩 넘기며 보노보노의 말에 멈춰 서고, 김신회의 이야기에서 지난 나날을 떠올리는 과정은 마치 마음의 요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책의 일러스트도 따뜻함을 더합니다. 단순한 선으로 그려진 보노보노, 너부리, 포로리의 모습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현재의 나에게 “괜찮아, 그렇게 느껴도 돼”라고 말해주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동화 같지만 동화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진짜 동화입니다.

어른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책이 필요하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단순한 힐링 에세이 그 이상입니다. 이 책은 ‘감정’이라는 복잡하고 무거운 주제를 아주 부드럽게,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다룹니다.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 이유는, 작가가 감정을 회피하거나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김신회 작가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 나는 보노보노의 말을 읽는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어릴 땐 아무렇지 않던 말들이, 어른이 되니 자꾸 마음에 콕 박히는 날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만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서툴까?’라는 자책 속에서 보노보노는 “서툴러도 괜찮아. 나도 자꾸 실수해.”라고 말해줍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보노보노가 “뭐든지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문장에서 왠지 모를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는 항상 모든 걸 알고,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가지만, 때로는 ‘모른 채 있어도 괜찮다’는 말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왜 이 책을 아꼈는지, 그들이 왜 이 책의 문장에 위로받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반짝이는 그들도 마음속엔 고민과 불안을 품고 있을 테니까요. 그런 그들이 이 책을 통해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감정을 얻었다면, 우리도 그 감정을 따라가 보면 좋겠습니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는 완벽하지 않아도, 속도가 느려도, 방향이 틀려도 괜찮다는 걸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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