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틀을 벗고 써 내려간, 이창섭의 조용한 고백
『적당한 사람』은 비투비의 멤버 이창섭이 처음으로 선보인 에세이집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듯하고 밝은 이미지의 연예인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는 스포트라이트 이면의 고민과 나약함, 그리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가수이자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담아낸 이 책은 팬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책의 시작부터 그는 자신이 마주한 불안과 두려움을 고백한다. 무대 뒤에서 느낀 공허함,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맞추려 했던 지난날, 그리고 점점 잃어가던 '진짜 나'에 대한 회복의 여정이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를 마치 친구에게 속삭이듯 써 내려간 덕분에, 독자들은 편안하게 공감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특히 아이돌이 겪는 감정이 이토록 세밀하고도 인간적으로 묘사된 건 드물다. 그만큼 이창섭이라는 사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그는 책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이 삶이 나에게 맞는 걸까?”, “나는 지금, 행복한가?” 이런 물음은 단지 연예인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올리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적당한 사람』은 연예인의 에세이 그 이상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며 사는 법,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며,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우리는 모두 '적당한 사람'일 수 있다, 과하지 않아도 충분한 삶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적당함’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강요한다. 더 열심히, 더 완벽하게, 더 많이 이루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창섭은 그런 목소리에서 살짝 비껴 서서 말한다. “그냥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다.” 그의 말에는 과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가 담겨 있다. 이 메시지는 현대인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불안한 경쟁 속에서, 조급한 성공 속에서 지친 이들에게 '적당함'은 오히려 큰 위안이 된다.
이창섭은 독자에게 이상적인 사람이나 완벽한 존재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를 ‘조금 느리고, 때로는 게으르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 말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도 함께 전한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이들이 '나도 이런 적 있었지', '이런 마음 나만 있는 거 아니구나' 하는 공감을 느낀다. 그렇게 『적당한 사람』은 독자 각자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특히 글 중간중간 삽입된 짧은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마치 시처럼 여백이 많은 문장들은 독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너무 먼 길을 돌아왔다는 걸 알았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를 안아줘야 한다.” 이런 문장들은 복잡한 설명 없이도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SNS에서는 이러한 문장들이 이미지와 함께 퍼지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마음에 와닿는 에세이', '힐링 책 추천'으로 회자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대 위와 아래, 그 경계에서 발견한 진짜 나의 이야기
『적당한 사람』이 특별한 이유는 이창섭이 연예인으로서의 이면을 숨김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정체성 속에 가려진 외로움, 번아웃, 자기부정의 순간들을 가감 없이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지만, 그만큼 감당해야 할 감정의 무게 또한 크다는 걸 그는 솔직하게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나던 그가, 무대 아래에서는 평범한 청년처럼 고뇌하고 방황하는 모습은 오히려 더 큰 진정성을 전한다.
또한 이창섭은 음악과 글쓰기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그는 말한다. “음악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글로 썼다”라고.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하나의 '감정의 기록'처럼 읽힌다. 독자들은 그의 감정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글이 가진 힘은 바로 이런 점에서 빛난다. 직접적인 조언이나 자극적인 이야기 없이도, 진심이 담긴 문장은 마음을 움직인다.
『적당한 사람』은 비투비 팬은 물론, 평소 에세이를 즐겨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스스로를 자주 부정하거나, 조급함에 지친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이 책은 마치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오래된 친구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결국엔 말해준다. “당신은, 적당한 사람이기에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