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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퇴사 후 6개월, 루틴 없는 루틴으로 버텨낸 기록

by theonecatshow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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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6개월, 루틴 없는 루틴으로 버텨낸 기록

퇴사 후 6개월, 루틴 없는 루틴으로 버텨낸 기록

루틴을 만들려다 무너졌던 첫 달

퇴사 후 첫 달, 나는 무언가 대단한 걸 해내야 할 것 같았다. 6시 기상, 아침 운동, 독서, 포트폴리오 정리, 자기계발… 계획만 보면 어느 대기업 신입사원 못지않은 루틴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자유라는 단어에 취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를 반복했고,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었다. 시간은 많았지만 ‘의미 있는 시간’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자책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이럴 거면 왜 퇴사했을까?” 퇴사는 자유가 아니라 공허함이었다.

그렇게 첫 달은 흘러갔다. 계획은 엉망이었고, 루틴은커녕 기상시간도 일정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무너짐’이 나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일정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반복되는 루틴

두 달 차부터는 조금씩 ‘루틴 아닌 루틴’이 생기기 시작했다.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하루에 꼭 한 번은 커피를 내려 마시고, 저녁 무렵에는 산책을 나간다. 가끔 글을 쓰고,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한다. 하지만 그런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 나만의 흐름이 생겼다.

내가 깨달은 건, 루틴은 꼭 ‘시간표’처럼 짜여 있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진 않지만, 하루에 2줄이라도 무조건 무언가 적는다. 읽고 싶은 책을 아침에 읽을 때도 있고, 자기 전 침대에서 볼 때도 있다. 중요한 건 ‘뭔가 하고 있다’는 흐름이다.

지금의 루틴은 누가 보면 흐트러졌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내 안의 리듬대로 하루를 살아가는 게, 오히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건강하다 느낀다.

퇴사 후 6개월, 삶을 다시 디자인 중입니다

지금 나는 정해진 루틴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하루하루 무너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내 마음과 체력에 맞춰 유연하게 루틴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다. 때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길게 보내고, 때로는 늦잠을 자고 여유롭게 시작한다. 중요한 건 ‘버티는 방법’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을 내 속도로 찾는 것.

주변에서 퇴사하고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 땐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루틴은 당신의 속도를 존중할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나는 지금 ‘나답게 일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루틴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루틴. 6개월이 걸렸지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이 글이 지금 루틴에 지친 누군가에게, 혹은 퇴사 후 방황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각자의 속도로 잘 살고 있어요 :)

댓글로 여러분의 루틴, 또는 루틴 없는 하루도 들려주세요. 다음 글에서 또 이야기 나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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